• 잡동사니

하루한글씩글쓰기 훈련) 허락되지 않는 기쁨 #4

[ 09:00 우리와 보육원 ]

보육교사 한 분이 아기를 안고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자 여러분 우리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생겼어요 ^^”

“선생님 저도 볼래요!!”

다른 아이들은 관심이 없었지만 관심이 있던 여자아이가 새로운 아기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어 그래 월향아 한번 봐보렴 ~”

어린아이 월향이도 신기한 듯 아기를 바라보고 볼에도 손을 대보기도 하면서 신기함과 기쁨을 느낀다

선생님이 월향이를 보면서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월향아 너 동생이야 ^^ 알겠지??”

깜짝 놀라면서 선생님의 눈을 쳐다본다

“제 ... 동생이요??”

“그래 우리 모두의 동생이지만 특별히 월향이 동생이란다”

“우와 신난다 저도 이제 동생이 생겼어요~!!”

기뻐서 방방 뛰는 월향이

“월향아 그럼 동생이니까 월향이가 이름 지어줘볼까?”

“진짜요?? 음...”

잠시 동안 고민하더니 이쁜 이름이 떠오른 듯 껑충 뛰며 외친다

“내 동생이니까 월희로 할래요!! 내! 동! 생! 이! 월! 희!”

“우와 진짜 이름 이쁘다 ~~ 이거 봐봐 월향아 월희도 맘에 들었는지 웃는다 ~~”

“진짜요?? 어디요? 우와~~ 너무 귀엽다~~~ 월희는 몇 살이에요?”

"이제 1살 정도 밖에 안됐어 ~"

꼬꼬마 손가락을 하나, 둘 접어가며

"음.... 그럼 저랑 3살 차이 나네요 선생님~?"

"이야~ 우리 월향이 똑똑하네 ~ 맞아 3살 언니니까 월희 이쁘게 잘 보살펴야 해요~ 알겠죠?"

양손을 머리 위로 번쩍 치켜들며 큰소리로 대답한다

"네~~~~!"

월향이의 대답에 주변 보육원 아이들은 잠깐 시선을 돌려보지만 이내 각자의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로 한다.

현관에 기대어 있던 월희 눈물을 닦으며 계단을 내려간다

‘이렇게 좋은 날엔 싀원한 맥주 한잔해야지 ~!’

밖으로 나온 월희는 인근 편의점을 향한다

[ 8:15 월향 지창 신혼집 근처 편의점]

딸랑~ 딸랑~

"어서 오세요~"

목소리가 계산대에서 들린다

월희는 힐끗 계산대를 바라보지만 알바생은 보이지 않는다

냉장고 문을 열고 늘 마시던 XX 맥주를 하나 두 개... 바구니에 넣더니 이내 생각이 바뀐 듯 고개를 계산대에 돌려 물어본다

"저기~ 여기 맥주 6개짜리 박스로 된 거는 없나요?"

"네? ? 머라고요?"

여전히 목소리만 들릴 뿐 쳐다보지 않는다

감동과 기뻤던 감정이 한순간에 사그라질듯한 분노가 월희의 가슴 깊숙이 끓어오르려 하고 있었다 ..

가까스로 꾹 눌러 참으며 한 번 더 물어본다

"수입 맥주 6개짜리 박스로 된 거요 ~ 있으면 거! 내! 주! 세! 요!"

또박또박 말에 힘을 주어 말한다

"에이씨~! 짜증 나게! 이길 수 있었는데 타이밍 한번 오지네 ~"

알바생은 노트북을 덮으며 계산대에서 씩씩거리면서 나온다

그 상황을 바라보는 월희는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어린 친구로부터 상스러운 말을 들어서 참을 수 없다고 느꼈는지 차분한 목소리로

"거기 알바생 지금 뭐라고 했어요??"

창고에서 맥주 6개 박스 한 개를 들고 나오면서 월희를 위아래로 신속하게 스캔하고 겁 없이 대답한다.

"뭐가요~ 여기 맥주 6개요~"

알바생은 월희의 바구니에 맥주 6개짜리 1박스를 툭하고 건네주고 바로 자리로 돌아가는 차에 월희는 알바생의 어깨를 잡아 빙글 돌린다

월희의 얼굴은 세상 무서운 표정으로 변화되어 있었으며 입에 담기 힘든 말들을 퍼부어 대며 얼굴을 알바생의 얼굴로 더욱 가까이 가져간다

"이런 쒜벌@#$%@#$@#$^@#$^ 샊#$^%@#$^#내@#%장기#$%^#$%#$%#$% 눈!$!@$ 씝!@$%!@% "

쉴 새 없이 쏟아 내는 그녀의 말은 마치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미쳐 날뛰고 있었다

알바생의 얼굴엔 월희의 이물질로 겹겹이 쌓이고 있었으며 그의 얼굴은 영혼이 가출한 듯한 표정으로 정신이 빠져있었다.

"착하게 살아 ~! 알겠냐?! ~"

결국 마무리는 착하게 살라는 것이다.

말을 마치고 월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안주를 고르기 위해 마른안주 코너 쪽으로 자리를 이동한다.

그녀가 떠난 자리를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알바생은 정신 차린 듯 얼굴을 소매로 닦으며 계산대로 향한다.

고민이 끝이 났는지 그녀가 계산대로 걸어간다

알바는 서둘러 계산을 끝내서 이런 광녀를 빨리 보내고 싶은 마음이었는지 한 손엔 이미 바코드 스캐너를 붙들고 있다.

계산을 하며 알바생은 힐끗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아까와는 다른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다

월희는 이것저것을 살피다 알바생과 눈이 마주친다

알바생 당황해하며 서둘러 계산을 이어간다

"저기... 죄송한데요 맥주 6개짜리 하나 더 살수 있을까요??"

알바생은 혼란스럽다 ... 이것은 무슨 상황인가 싶은 생각이다

"아... 네네 잠시만요 ~ "

후다닥 창고로 달려 들어간다

창고 문틈 사이로 월희의 목소리가 흘러 들어온다

"천천히 하셔도 돼요 ~ "

알바생은 짧은 시간이지만 잠시 생각한다

'완전 돌 아이 아니야??! 머리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어떻게 저럴 수....'

"아~! 찾았어요 ~ "

서둘러 계산대로 돌아온 알바생은 서둘러 남은 물품을 찍고 친절하게 비닐봉지에 담는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 ^^ 친절하시네요 헤헤 ~"

"5만 7천6백 원입니다 "

계산을 끝내고 돌아가는 월희를 향해 인사한다

"안녕히 가세요 ~"

뒤돌아 웃으며 월희는 대답한다

"감사합니다 또 올게요 ~ "

또 온다는 말에 알바생은 자기도 몰래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 8:30 월향 지창 신혼집 ]

월희 양손 가득 맥주와 안주들을 들고 집안으로 들어온다

“어디 갔나 했더니 맥주 사 왔구나??”

“응~ 언니 거는 없어~! ㅎㅎ 물 마셔 ㅎㅎ 아기를 위해서 ~~ 맥주는 나랑 형부 꺼야 ~ ㅎㅎ”

지창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처제가 사온 맥주와 안주가 들어있는 봉지를 받아 잠시 바닥에 내려놓는다

“역시 처제야~! 이런 기쁠 때는 시~~~~원하게 맥주지 ~~ 처제~ 월향이 대리고 방으로 들어가 있어 내가 정리하고 싀원한 맥주랑 안주 꺼내서 들고 들어갈 테니까”

“네 형부 ~! 역시 자상하셔!! 굳굳굳 !!”

월희는 언니에 팔을 안으며 방으로 가길 재촉한다

“어허 처제 !! 살살 ~ 조심조심 ^^”

“아하 ㅋㅋ 맞네요 조심조심 언니~!”

월향 월희가 방으로 들어가자 지창이는 서둘러 주방 겸 거실에 어질러진 것들을 하나하나 치워나간다

접이식 책상 위에 케익은 그대로 둔 상태로 주변을 대충 정리 한 후에 캔맥주를 냉장고에서 꺼내 올려놓고 잠시 곰곰히 생각한다.

지난 결혼식 전날 맥주를 캔째로 그대로 마셨을 때 월희로부터 맥주 맛을 온전히 느끼지 못한다고 놀림을 당했던 기억이 떠오르며

캔맥주를 하나하나 맥주잔에 옮겨 담는다.

비닐봉지에서 하나하나 처제가 사 온 것을 확인하며 그것에 걸맞은 그릇을 식기건조대 하나하나 꺼내 올려놓고

봉지를 뜯으려는데 잘 뜯기지 않아 힘껏 힘을 준 순간 공중으로 바나나칩이 흩뿌려진다

아내가 눈치채지 않도록 서둘러 바나나 칩을 주워 담는다

상 밑으로 굴러 들어간 바나나칩을 줍고 일어나다가

쾅! 꽈당

상에 어깨가 걸려 덜컹 소리와 함께 맥주잔 하나가 힘없이 쓰러진다

상에 기대어 있던 처제의 가방 안으로 맥주가 흘러 들어간다

"안돼! "

자신도 모르게 터져 나오는 소리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서둘러 처제의 가방을 낚아챈다

방안에서는 나오기 귀찮은 듯 방문 사이로 월향이 목소리만 들린다

"무슨 일이야?? 도와줘??"

성급히 가방 안에서 이것저것을 꺼내며 방문이 열리지 않기를 바라며 방문을 바라보며 대답한다

"어~ 아니야 아무것도 다 됐어 조금만 더 있어봐 ~"

가방 안을 서둘러 키친타월로 닦아 내고

화장품 파우치도 맥주를 털어낸다

'다행이다 상황은 심각하지 않아 이 정도면 모를 거야 '

가방 안에 냄새를 맡아 본다

'냄새도 향수 냄새밖에 안 나 다행이다~'

시선을 돌려 핑크색 노트를 바라본다

노트의 종이들이 맥주를 먹어서 그랬는지 가방 안에 상태는 양호했다

노트를 하나하나 열어 키친타월로 맥주를 닦아 낸다

개인 프라이버시이기 때문에 노트 안에 여러 글들이 쓰여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고 맥주를 닦았다

하지만 유독 눈에 들어오는 글이 있다 보지 않으려고 해도 너무나 선명하게 단 한 문장만큼은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차라리 죽는 게 좋지 않을까?'

늘 밝고 쾌활하던 처제의 노트에 어울리지 않는 단어 죽는다 라니??

그 바로 앞에 글까지 확인한다

'내가 너무 무섭다 .... 무슨 일이 일어날지 나도 모른다.... 차라리 죽는 게 좋지 않을까?'

지창은 혼란스러웠다 이게 무슨 일이지?

다시금 앞쪽부터 서둘러 대충 훑어 보기로 한다

앞쪽엔 처제의 일기 들로 채워져있고

뒤쪽부터는 처제의 스케줄이 디테일하게 꼼꼼하게 기입되어있다

"여보 아직 다 안됐어??"

"어~!! 다 ... 다 됐어 이제 들고 들어갈게 ~"

확인하려 했지만 시간은 허락되지 않았다

서둘러 책을 덮고 처제 가방에 다시 넣는다

봉지 하나를 더 뜯어 그릇에 옮겨 담고 책상을 들고 들어간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자 ~~ 공주님들 술상이 세팅되었습니다 ~"

월희와 지창은 맥주컵에 맥주가 월향이 맥주 컵에는 우유가 담겨 있다

월희 맥주캔 체로 갖고 오면 한소리 하려고 했었는데 센스 있는 형부의 모습에 감탄한다

"오~~ 역시 형부~ 맥주 마실 줄 아네~~ 쵝오!! 굳굳굳~~"

"저번에 처제가 나보고 맥주캔 째로 마신다고 머라고 했잖아 이번엔 그것을 까먹지 않고!! 맥주잔에 옮겨 담았지 !"

"아... 내가 그랬었나? 헤헤헤 ~ 미안"

"괜찮아 ~ 그럴 수도 있지 ~!"

지창이 잔을 들면서 말을 이어간다

"무슨 이야기하고 있었어? ?? 나도 끼어줘 ~! "

월향이 월희를 바라보며 윙크한다

"우리 둘만의 비밀이거든 남자는 빠지시지~! 호호호"

월희도 호탕하게 웃으며 말한다

"하하하 ~! 맞아 형부는 빠지시지 ~! "

즐거운 시간이 흘러간다 ~ 모든 상황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지창이 마음 한구석에는 처제의 그 노트가 신경 쓰인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 계속 무슨 상황인지 염려가 된다.

아니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월향이의 상태가 100이면 100 놀라 기절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에 더욱 걱정이 된다.

아무래도 이 상황은 월향이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처제가 가야 할 시간이 왔다

방에서 나오는 처제를 따라 지창이와 월향이는 따라 나온다

"자고 가라니깐~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 "

"언니~ 괜찮아 ~! 분리형 원룸에서 어떻게 내가 같이 잡니까? 게다가 신혼이신데 ~ 눈치 정도는 있습니다요~! "

지창이 머리를 긁적이며

"어... 자고 가도 돼 ~ 나 그냥 거실에서 자도 되니까 괜찮아 처제가 원한다면~! 밖에서도 잘 수 있다구! 그리고 밤도 늦었고 맥주도 많이 마셨잖아"

"그래~ 형부도 자고 가도 된다잖아 ~ 니 형부 밖에서 재우고 우리는 방에서 자자 ~ "

말은 했지만 섭섭한지 지창이는 월향이를 바라보며 웃는다 ~

"응~~.... 맞아 ~ ㅎㅎㅎ"

손사래를 하며 월희는 가방을 들고 현관으로 향한다

"아니야 내일 오전 일찍 매장에 가봐야 해서 ~ 아쉽지만 다음에 그렇게 할게 ~ 그리고 택시 불러서 곧 온다고 메시지도 왔어~"

월희 신발을 신고 나가려던 차에 지창이가 말을 건다

"처제 ~ 음.. 그.. 언제 시간 괜찮아?"

갑작스러운 말에 월향이도 월희도 지창이를 쳐다본다

"아니 ~ 여지까지 잘 챙겨주고 해서 고마우니까 형부로써 밥 한번 사주려고 하는 거지~"

월향이 지창이를 보다 월희를 바라보며 말을 더한다

"그래 형부한테 엄청 뜯어먹어~ 히히히"

월희는 잠시 망설이더니 가방 안에서 핑크색 노트를 꺼내 들어 뒤쪽을 확인한다

"아~ 정말 그렇게 말해주신다니 너무 고맙군요 형부~ 그렇다면 ~ 이번 주 토요일 점심 사주세요 ~ 먹고 싶었던 게 있었는데 잘 됐담~!"

"어 ~! 그래 그때 보자 "

조심스럽게 월향이는 대화에 끼어든다

"음... 나도 나도 가면 안 될까??"

"어 맞아 언니도 와야지 당연히!! "

지창이 당황하며 ~ 빠르게 대답한다

"아니야!~ 여보는... 그때 할 일이 있어;; 내 부탁이야 "

"잉? 부탁? 그게 뭔데? 나도 먹구 싶은데 ..."

"그것은 따로 말해줄게 ~ ^^ "

"음... 그래 일딴 오케이~! 토요일로 합시다 점심시간으로~!"

월희 팬을 꺼내 일정을 추가한다

"그럼 두 분~~ 좋은 시간 되세요~ "

월희는 밖으로 나간 뒤 문을 닫는다

월희 다시 노트를 꺼내 물먹어 쭈그러든 종이의 일부분을 매만지며 ...

'형부가 눈치챈 건가?..'





출처 : 오늘의 유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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